동물원에서 으르렁거리는 사자를 만나도,
마트에서 과자를 찾다가 길을 잃어버려도,
한밤중에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나도
난 하나도 안 무서워!
왜냐하면…
난 하나도 안 무서워! 왜냐하면…
아이가 차들이 씽씽 달리는 큰길을 조심조심 건너면서 말해요. “난 하나도 안 무서워! 왜냐하면…” 수영장에서, 친구들은 모두 재미나게 물놀이하는데 혼자만 물속에 못 들어가고 있던 아이. 그러나 잠시 후 큰소리를 칩니다. “난 하나도 안 무서워! 왜냐하면…” 아이는 마트에서 과자를 찾으려다가 엉뚱한 곳에서 길을 잃어버려도, 동물원에 갔다가 코앞에서 으르렁거리는 사자를 만나도, 바다에서 물놀이하는데 무언가가 종아리를 간질간질 간지럽혀도, 주문이라도 외듯 이렇게 외칩니다.
“난 하나도 안 무서워! 왜냐하면… 나한텐 루루가 있으니까!”
두려움을 극복하고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시작하는 아이를 그린 그림책
갓 태어난 아이에게는 늘 엄마가 곁에 있습니다. 아이가 배고프다고 울면 엄마가 즉시 젖을 물려 주고, 기저귀가 축축하다고 칭얼대면 새 걸로 바꿔 주지요. 졸리다고 투정 부리면 토닥토닥 재워 주고, 무섭다고 하면 꼭 안아 주고 달래 줍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엄마가 아이 곁에서 보살펴 줄 수는 없습니다. 아이는 언젠가 부모의 품을 벗어나 홀로 서야 합니다.
아이는 점점 자라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낯선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커집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고 불안하죠. 그래서 아이에게는 엄마를 대신하여 안정감을 줄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주로 인형이나 이불, 옷, 수건 등 엄마처럼 포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것들이 아이들의 ‘애착 물건’이 되죠. 아이는 애착 물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혼자 있을 때, 낯선 곳에 있을 때, 외로움을 느낄 때, 긴장감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안정을 얻습니다. 애착 물건을 안고 엄마를 ‘내면화’하며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죠. 이 책의 주인공이 루루를 꼭 껴안고 “하나도 안 무서워!”라며 스스로를 다독거리는 것처럼요.
“하나도 안 무서워!”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선물하는 그림책
개성 있는 그림으로 전 세계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그림책 작가 바루는 이 책에서 간결한 펜 선과 회색 음영, 그리고 빨강과 노랑 두 가지 색만으로 아이들의 두려움과 호기심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또한 단순하고 반복적인 구성과 입말이 살아 있는 리드미컬한 글이 그림책 읽는 재미를 더해 주지요. 독립심이 커지는 만큼 두려움도 크고, 한편으로는 아직은 보호 받고 싶기도 한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세요. 자신과 똑 닮은 주인공 아이가 거뜬히 두려움을 이겨내고 세상으로 한 발 내딛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도 안 무서워!”라고 말할 수 있는 작은 용기를 선물 받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