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것에 애착이 생기고, 자기 의견이 생긴 아이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관철시키려고 한다. 울기, 떼쓰기, 밥 안먹기, 화내기, 소리 지르기, 발 동동 구르기, 아무 것이나 던지기... 아기가 취하는 행동에 부모는 당황하기 마련이다. 달래고, 칭찬도 하고, 어르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지만 아이는 요지부동이다.
<빙빙이와 썩은 고등어>는 부모와 자녀의 그러한 대치를 깔끔하게 담아낸 그림책이다. 썩은 고등어 '딩딩'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빙빙이는 자기 몰래 썩은 고등어를 땅에 묻어버린 가족들에게 '새 생선'을 사달라고 하지만, 부모는 사주려고 하지 않는다.
끝없이 고집을 부리는 빙빙이와 거기에 어쩔 수 없이 휘둘리는 부모. 부모 자식과의 관계에서 언제나 지는 쪽은 부모다. 옷장 밑으로 기어 들어간 빙빙이는 자신이 일주일만 여기서 버티면 부모가 언제나 자기 말을 들어준다는 것을 아는 영약한 고양이다.
월요일에는 과자로, 화요일에는 칭찬으로, 수요일에는 겁을 주는 것으로, 목요일에는 눈물로, 금요일에는 고함으로 호소하던 부모는 토요일이 되자 생선가게로 가게 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교육적'이지 않은 결말이다. 거칠고 대담한 펜 선과 강렬한 원색이 사용된 스웨덴의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