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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 안녕 [보림] New (해외배송 가능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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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잘가, 안녕 [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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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린 날》의 작가 김동수가 마음을 담아 건네는 따뜻한 작별인사, 고단한 이승의 삶을 하직하는 동물들의 영혼을 위한 진혼곡, 자연과 생명을 위협하며 발전해온 인간 문명에 대한 성찰을 담은 아름다운 그림책
 
로드킬, 아무도 돌보지 않는 주검
저물어가는 거리, 어둑한 도로 한복판에 커다란 트럭이 서 있습니다. 헤드라이트가 켜진 걸 보니 달리다가 잠깐 멈춘 듯합니다. 건너편 그늘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잔뜩 긴장한 채 이쪽을 바라봅니다. 트럭 앞바퀴에 무언가 깔려 있습니다. 글은 딱 한 줄입니다. “퍽. 강아지가 트럭에 치여 죽었습니다.”
이 그림책은 이토록 강렬하게, 이토록 불편하게 시작됩니다. 이른바 로드킬, 자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동물 이야기입니다. 인간이 조각낸 터전 위에서 위태로운 목숨을 이어가는 동물들, 그러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주검이 되어 도로 위를 이리저리 나뒹구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지요. 아니, 세상의 모든 무고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눈살 한번 찌푸리고 금세 잊어버린 그런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시 책장을 넘깁니다. 어둠이 짙어졌습니다. 트럭은 이미 사라졌고요. 누군가 강아지를 들어 올립니다. 뜻밖의 레게머리에 풀빛 옷, 주름진 얼굴, 어딘지 심상치 않아 보이는 할머니입니다.

죽은 동물들의 영혼과 상처를 어루만지는 주름살 가득한 21세기의 바리공주
 할머니는 리어카를 끌고 집으로 갑니다. 짙은 어둠에 묻혀 오도카니 서 있는 집입니다. 이어지는 장면은 환하게 불을 밝힌 방, 방안에는 죽은 동물들이 누워 있습니다. 아예 온몸이 동강 나버린 뱀, 배가 찢기고 깃털이 듬성듬성 빠져 뒤숭숭한 몰골의 부엉이, 자동차 바퀴에 깔려 종잇장처럼 납작해진 개구리, 족제비… 고라니와 아까 트럭에 치인 깜장 강아지는 배가 터져 내장이 다 보입니다.
작가는 동물들의 상처를 보란 듯이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렇게 찢기고 터지고 사지가 잘려나간 동물들을, 밤새도록 하나하나 정성스레 돌보는 할머니를 보여줍니다. 할머니는 살아 있는 동물들을 대하듯 정답게 말을 걸며 다독이고, 상처를 꿰매고, 붕대를 감고, 미처 감지 못한 눈을 감기고, 포근한 이불을 덮어 줍니다. 할머니의 나직한 속삭임이, 다정한 손길이 동물들의 육신과 영혼에 배어든 혼돈과 상처와 두려움과 분노를 찬찬히 씻어 내립니다. 왜일까요? 책을 보는 우리 또한 위로받는 기분이 드는 것은요.
 
세상의 모든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연민과 위로와 치유의 판타지
 할머니가 다시 길을 나섭니다. 동이 트려면 아직 먼, 어두운 새벽길을 타박타박 걷고 또 걸어서 어딘지 알 수 없는 숲길을 지납니다. 숲길 끝에는 할머니를 마중 나온 듯 하얀 오리 한 마리가 서 있습니다. 이윽고 닿은 물가, 할머니는 조각배에 동물들을 눕힙니다. 예쁜 꽃도 놓아줍니다. 이곳은 또 어디일까요?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 걸까요?
곱게 불을 밝힌 연등이 조각배를 호위하듯 모여듭니다. 하얀 오리들이 배를 끕니다. 잔잔한 물결을 따라 둥실둥실 조각배가 떠내려갑니다. 현대판 바리공주라고 할까요, 한 권의 그림책에 담은 씻김굿이라고 할까요, 생명에 대한 연민과 위로와 소망을 담은 판타지라고 할까요.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스러운 할머니가 비명횡사한 동물들에게, 세상의 모든 상처받은 이들에게 따스한 치유의 손길을 내밉니다.
사람도 자동차도 없는 텅 빈 거리에 할머니가 서 있습니다. 연분홍빛으로 물들어가는 동쪽 하늘을 향해 할머니가 손을 흔듭니다. 할머니의 다정한 손길과 나직한 목소리가 우리들의 마음을 가만가만 흔듭니다. 고단한 이승의 삶을 하직하는 동물들의 영혼을 위한 진혼곡, 자연과 생명을 위협하며 발전해온 인간 문명에 대한 성찰을 담은 그림책, 살아 있는 모든 이들의 어깨를 다정하게 토닥여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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