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세 미술관으로 떠나는 세 번째 여행. 오르세 미술관에는 조각가 프랑수와 퐁퐁의 북극곰이 있다. 그는 10여 년에 걸쳐 동물원의 북극곰을 관찰하고 조각하기를 거듭하면서 불필요한 세부 묘사를 덜어내 마침내 이렇게 부드럽고 힘찬 북극곰을 탄생시켰다.
북극곰은 미술관 한 켠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새 집을 찾고 싶다. 욕심쟁이라고? 자기 방도 없는 걸. 혼자서 조용히 있을 그리고 친구들이 놀러올 수 있는 크기면 된다. 가능한 바다나 강 근처, 아니면 수영장 근처라면 좋겠다. 북극곰이니까. 작은 정원도 있고, 너무 비싸지 않으면 더 좋겠다. 곰은 꿈의 집을 찾아 시골에도 가 보고, 도시에도 가 보고, 달나라에도 가 본다. 어디가 좋을까? 어디에 살 지 결정하도록 우리가 도와줄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오르세 미술관에는 근대 건축과 관련된 여러 작품이 있다. 눈 밝은 북극곰은 이런 작품들을 눈 여겨 보다가, 살 집으로는 어떨까 하면서 작품 속으로 들어간다. 독자들은 북극곰을 뒤따르면서 근대 도시의 공간과 건축, 다양한 주거 형태와 공간을 살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