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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리의 그림책 이야기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의 저자 이루리가 소개하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치유와 소통의 힘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상품 게시판 상세
subject. [이름 보따리] 아이들에게 사랑을 가르치라고?
writer. 프레드릭 (ip:)
date. 2017-11-03
recom. 추천하기
hit. 1069
grade. 0점

작가

장 클로드 무를르바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00.02.02


1. 아이들에게 사랑을 가르치라고?

 

"여러분은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어떤 사람들은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대개는 이런 추상적인 질문을 받으면 일단 당황하게 되고 그 다음은 고민스럽습니다. 그리고 생각하기 시작하죠.

'글쎄 사랑이 뭐지? 뭐라고 설명하지?'

그런데 그 다음 질문은 더 어렵답니다.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사랑을 가르치겠습니까?"

 

2. 이름 보따리

 

숲속 어느 나무 앞에서 어린 늑대 한 마리가 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얀 보따리를 짊어지고 그 앞을 가던 할아버지가 늑대에게 물었어요.

"얘야, 왜 울고 있니?"

늑대는 눈물을 흘리며 얘기했어요.

"저는 우리 집에서 일곱째예요. 그런데 형들이랑 누나들은 모두 이름이 있고 저만 이름이 없어요. 아빠 엄마는 매일 형들과 누나들에게 이름을 부르며 '잘 자라, 좋은 꿈 꿔라, 잘 잤니, 숙제 다 했니, 착하구나......'하고 걱정해 주시고 칭찬해 주세요. 하지만 제게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세요. 제게는 이름이 없으니까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자신이 짊어진 보따리 속에 이름이 많이 들어있다며 따라오면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하셨어요. 그리고 할아버지 집으로 가던 길에 이름 없는 일곱째 동물들을 여럿 만나서 모두 함께 갔어요. 집에 도착하자 할아버지는 보따리를 내려놓으시며 말씀하셨어요.

"이 안에는 좋은 이름이 많이 들어 있단다. 내가 나가고 난 뒤 하나씩 꺼내 가지거라. 그런데 제일 마지막에 꺼내는 이름이 제일 좋은 이름이란다."

할아버지가 집을 나서자 모두 보따리 둘레에 모여 섰어요. 하지만 아무도 먼저 나서지 않았어요. 맨 마지막에 뽑는 이름이 제일 좋은 이름이니까요. 한참이 지나자 꼬마 곰이 보따리 속에 살며시 손을 넣어 이름을 꺼냈어요. 그 이름은 너무도 멋있는 것이었어요. 그러자 꼬마 개구리, 꼬마 쥐, 꼬마 다람쥐, 꼬마 고슴도치...... 너도나도 손을 넣어 이름을 꺼냈어요. 모두 참 좋은 이름이었어요.

이제 모두 떠나고 늑대만 남았어요. 늑대는 조심스레 보따리 속에 손을 넣었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보따리 속에 이름이 하나도 남질 않은 거예요. 늑대는 너무 지치고 실망해서 울다가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꿈속에 할아버지가 나타나셨어요.

"늑대야. 잘 참고 기다렸구나. 너에게 제일 좋은 이름을 지어줄게. 그건 지금까지 내 이름이었지만 이젠 더 이상 내게는 필요가 없구나. 그 이름은 '이름짓는 이' 란다. 그리고 네가 잠에서 깨면 방안에 이름이 많이 있을 게다. 이름을 모두 보따리에 담아서 이름 없는 친구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렴!"

늑대가 깜짝 놀라 잠에서 깨보니 방안에는 정말 이름이 가득 차 있었어요. 그래서 늑대는 이름을 모두 보따리에 담아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이름 없는 친구들을 찾아 떠났대요.

 

3. 최고의 이름은 '이름짓는 이'

 

이보다 쉽고 명쾌하게 사랑을 가르쳐주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우리는 이름 없는 꼬마 늑대의 슬픔을 통해 사랑 받지 못하는 쓸쓸함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름 보따리에서 이름을 꺼내 들고 기뻐하는 동물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사랑 받는 일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또한 '이름짓는 이'가 최고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통해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우리는 사랑이 어떻게 우리의 행복을 좌우하며 우리가 어떻게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 분명히 배울 수 있습니다.

 

4. 사랑한다고 말하는 구체적인 방법

 

지은이 무를르바 씨는 이 책을 통해 사랑이 관심을 갖고 서로를 돌봐 주는 일이며 그런 작은 사랑이 비로소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의 사랑에 대한 설명은 너무도 명확해서 이 책을 본 사람은 누구나 사랑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며,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며, 사랑은 잘 자라고 인사하는 것이며,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물건에 이름표를 달아주는 것이며,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다녀오라고 인사하는 일이라는 것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사랑에 대해 아주 거창하고 어려운 설명을 생각하고 있던 저는 이 그림책을 보고 참 부끄러웠습니다. '아! 나는 사랑이 뭔지 몰랐구나. 그 작은 일상의 관심과 작은 친절과 인사말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 정말 몰랐구나!'

하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적어도 사랑이 뭐냐는 질문에 당황하지 않을 자신이 생겼습니다. 어느 외국 작가가 그린 'LOVE IS...'라는 연작 카툰을 본 기억이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그가 그렇게 다양한 말과 그림으로 사랑을 정의한 이유를 이제야 비로소 이해하게 됩니다. 처음 그의 만화를 보았을 땐 지은이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재치를 팔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를, 무를르바씨와 마찬가지로, 사랑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사랑의 방법을 찾으려고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5. 그림이라는 재미

 

베나제 씨의 그림은 이 책을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줄거리가 교훈에 치우쳐 놓쳐버린 재미를 베나제 씨의 그림은 훌륭하게 채워주고 있습니다.

우선 길쭉길쭉한 등장인물들의 생김생김과 밝고 화사한 배색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시원하고 활달하게 바꿔줍니다. 게다가 모든 그림을 두 바닥에 걸쳐 크게 그리고, 그 안에 여러 동물들의 모습을 다양하고 재미있게 표현해 놓아서, 마치 세상에서 가장 크고 예쁜 만화책을 보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하나의 그림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는 베나제 씨의 솜씨는 이 책을 본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꼬마 늑대 가족의 아침식사 장면과 꼬마 곰 가족의 나들이 준비 장면은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라 친숙하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의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여러분 가족의 식사 풍경이나 나들이 모습을 그려 보세요. 그리고 서로가 가족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그 그림 속에서 찾아보세요.

 

혹시 우리 가족 가운데 일곱째 꼬마 늑대나 꼬마 곰은 없는지......


file. 이름보따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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