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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리의 그림책 이야기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의 저자 이루리가 소개하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치유와 소통의 힘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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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브레히트의 어린이 십자군] 부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
writer. 프레드릭 (ip:)
date. 201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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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의 어린이 십자군

글 베르톨트 브레히트 | 그림 카르멘 솔레 벤드렐 | 역자 김준형 | 새터

페이지 40 | ISBN 9788987175799 | 9,800원


1939년


폴란드에서 아주 끔찍한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아빠와 큰 형들은 모두 군대로 갔습니다. 대포 소리가 쿵쿵 울리는 잿더미 속에서 아이들은 엄마 아빠를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쑥대밭이 된 폴란드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독일의 문호 브레히트는 1939년 나치 독일의 폴란드 침공을 서사시로 이야기합니다. 화자는 폴란드 사람도 독일 사람도 아닌 전쟁을 경험한 어떤 사람입니다. 그 이유는 전쟁이라는 범죄에서 피해자는 패자도 승자도 아닌 모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쟁이라는 범죄를 막아야 하는 의무도 우리 모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브레히트는 어린이에게 전쟁이 무엇인지 아주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전쟁이란 도시와 마을이 박살나는 것이고, 아빠와 큰 형들이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군대에 가는 것이고, 대포 소리 속에서 엄마와 아빠를 모두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죽는 것이 전쟁이라고 말입니다.



어린이 십자군


어느 날부터 슬프고도 이상한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바로 어린이 십자군을 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해서 삐쩍 마른 아이들이 무리를 지어 시골 길을 헤맵니다. 아이들은 무너진 집 속에서 부모를 잃은 또 다른 아이들을 만나면 함께 길을 떠납니다.


원래 ‘어린이 십자군’은 십자군 전쟁 때 일어난 두 가지 슬픈 사건을 뜻합니다. 1212년 프랑스에서 에틴누라는 12세의 목동이 신의 계시를 받았다며 어린이들을 모아 예루살렘으로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3만 명의 아이들이 함께 길을 나섰고 마르세이유에서 배를 타고 출항하였으나 모두 실종되었습니다. 같은 해 독일에서도 니콜라우스라는 열 살짜리 소년을 따라 2만 명의 어린이들이 알프스 산을 넘어 이탈리아의 브랜디쇼까지 갔으나 거기서 모두 흩어졌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어린이 십자군’이란 전쟁에 휘말려 희생된 어린이들을 상징합니다. 어린이 십자군으로 불리게 된 어린이들은 그야말로 전쟁으로 고아가 된 어린이 무리입니다. 폴란드의 어린이 십자군은 ‘성지 탈환’같은 거창하고 거짓된 명분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가장 절실하고 숭고한 본능을 위해 전쟁이 없는 땅을 찾아 시골 길을 헤매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말


“아이들은

정말로 언젠가는

따뜻하고 먹을거리도 많은

평화로운 마을로 가고 싶었어.

아이들은 대장을 뽑았어.

대장 말을 잘 믿고 따랐지.

하지만 대장에게는 큰 걱정거리가 있었어.

길을……

……모른다는 거야.”

-본문 중에서


폴란드의 어린이 십자군이 바라는 건 먹을 것이 많은 평화로운 마을에 도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을 안내해야 할 대장은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길을 모른다는 말’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이 작품을 보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어린이 십자군이 찾고 있는 길은 바로 생존의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네 살짜리 아이 손을 꼭 잡은 열한 살 먹은 소녀, 부잣집 아들이었던 유태인 꼬마, 멀찌감치 미안한 얼굴로 따라오는 나치 당원의 아이, 엄마 아빠가 공산주의자인 아이…… 독일 아이들, 폴란드 아이들, 그리고 떠돌이 개 한 마리.


사실 아이들은 모두 그냥 아이들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부모에 따라 아이들이 나뉩니다. 유태인의 아이, 나치 당원의 아이, 공산주의자의 아이, 독일 아이, 폴란드 아이. 아이들도 자라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종교도 선택하고 정파도 선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떠한 이념이나 종교의 차이도 전쟁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미화할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들의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입장에 다르다고 전쟁을 일으킨 부모들 때문에 아이들은 고아가 되었습니다. 그 아이들마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어린이 십자군은 어디로 갔을까?


“해가 바뀐 다음 해 1월

폴란드의 한 거리를 돌아다니는

개 한 마리가 있었지.

삐쩍 마른 그 개의 목에는

두꺼운 종이 한 장이 매달려 있었다지.

그 종잇조각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대.”

-본문 중에서


인류의 역사 속에는 수많은 전쟁이 있었습니다. 그 수많은 전쟁 속에는 훨씬 더 많은 어린이 십자군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전쟁을 꿈꾸는 어른들이 있다면 전쟁이란 우리 아이들을 고아로 만들고 굶주림에 고통 받다가 죽게 만드는 범죄라는 걸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마도 아주 오랫동안 제 마음은 폴란드의 어린이 십자군을 찾아 방황할 것 같습니다.

file. 브레히트의어린이십자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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