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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리의 그림책 이야기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의 저자 이루리가 소개하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치유와 소통의 힘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상품 게시판 상세
subject. [나는 곰입니다] 길에서 사는 사람들
writer. 프레드릭 (ip:)
date. 201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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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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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곰입니다

글/그림 장 프랑수아 뒤몽 | 역자 이주희 | 봄봄출판사

페이지 36 | ISBN 9788991742376 | 12,000원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곰 이야기


“나는 곰이에요.알아요. 그런 건 없지요. 길거리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곰이라니.그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처음엔 나도 사람들과 같은 줄 알았어요.저녁때면 집에 돌아가 저녁을 먹고, 아늑한 침대에서 세상모르고 잠들 줄 알았지요.하지만 금세 깨달았어요. 그런 삶은 우리들, 곰을 위한 삶이 아니라는 걸.그래서 난 여기에서 자는 거예요. 길거리에서, 종이상자를 깔고.”-본문 중에서


장 프랑소아 뒤몽의 『나는 곰입니다』는 어느 날 아침 도시의 골목에서 잠을 깬 어느 곰의 이야기입니다. 곰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이 도시로 오게 되었는지, 예전엔 어떻게 살았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어쩌면 곰이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도시의 거리에서 살아가야 하는 곰을 상상해 보세요. 장 프랑소아 뒤몽의 『나는 곰입니다』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곰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내가 곰인 줄 몰랐어요


“처음에는 내가 곰인 줄 몰랐어요.지나가던 할머니에게 말을 걸었을 때,기절초풍하는 모습을 보고 그제야 깨닫기 시작했어요.”-본문 중에서


이 장면에서 저는 어린 시절에 읽었던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떠올렸습니다. 어느 날 아침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커다란 갑충으로 변신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다시 사람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가족에게 쓸모없는 존재가 될 것을 걱정합니다. 가족을 부양하는 아들이 되지 못하면 그는 식구들에게 바퀴벌레 같은 해충에 불과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곰입니다』의 곰 역시 사실은 사람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직장도 가족도 없이 거리에서 살아야 하는 노숙인은 게으르고 더러운 곰처럼 쓸모없고 해로운 존재로 취급받습니다. 그래서 노숙인인 주인공은 슬픈 곰입니다.



먹을 것은 많지만 먹고사는 것은 쉽지 않아요


빵집 진열대에도, 정육점 진열대에도, 식품점 진열대에도 먹을 음식은 넘칠 만큼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곰에게 먹을 것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곰은 쓰레기통을 뒤집니다. 참 슬픈 현실입니다.


머릿속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아보면,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만 한 번 돌아봐도, 곰의 이야기만 들어 봐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세상엔 먹을 것이 부족한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세상엔 먹을 것이 많은데 굶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사실을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우리 자신에게 이런 불합리한 현실을 어떻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들은 일하지 않는 사람에겐 월급도 주지 말고 먹을 것도 주지 말라고 합니다. 일면 타당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아파서 일을 할 수 없을 때 이런 원칙을 적용한다면 잔인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아파서 일을 쉬어야 할 때는 월급도 주고 먹을 것도 주고 치료도 해주는 사회가 안전하고 인간다운 사회일 것입니다. 누구나 아플 수 있습니다. 누구나 노숙인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곰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이제 매일 아침 아이를 기다려요


“나는 이제 매일 아침 아이를 기다려요.나는 알아요. 그 애가 오면 반가워서 가슴이 마구 뛰고햇살이 구름 사이로 뚫고 나오듯칙칙한 내 삶이 단박에 환해질 거예요.

나는 도시에서 길을 잃은 곰이지만,아이의 곰돌이가 되었어요.”-본문 중에서


하루하루 절망과 고독 속에서 살아가던 곰에게도 희망과 기쁨이 생겼습니다. 어떤 여자아이가 말을 걸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자신을 찾아와 주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 주위에는 고독한 곰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지 모릅니다. 굳이 노숙인만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취업 재수생이나 실업 중인 사람들도 많고 퇴직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분들이 느끼는 상실감이나 모멸감 역시 견디기 어려울 만큼 큽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굴곡을 맞듯이 누구에게나 곰의 시절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어려울 때는 손을 내밀어 주는 친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다행히 곰에겐 어린 소녀가 찾아와 말을 건네주었습니다. 소녀에게는 한 마디 인사였지만 곰에게는 엄청난 기쁨이자 삶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제 주변에도 곰이 된 친구가 많습니다. 주로 실직한 친구들이지요. 오늘은 전화해서 얼굴 한 번 봐야겠습니다. 혹시 본인이 곰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자신이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곰돌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기 바랍니다. 저 역시 혼자라고 생각했을 때 저를 구한 건 사랑한 사람들의 얼굴이었습니다.


그림책 『나는 곰입니다』는 아름다운 희망을 품고 있는 작품입니다.

file. 나는곰입니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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