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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리의 그림책 이야기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의 저자 이루리가 소개하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치유와 소통의 힘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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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돼지책] 만약 엄마가 뿔이 나서 집을 나간다면?
writer. 프레드릭 (ip:)
date. 2017-11-04
recom. 추천하기
hit. 998
grade. 0점

작가: 앤서니 브라운 / 웅진닷컴 / 발매 2009.4.13


만약 엄마가 뿔이 나서 집을 나간다면?

 

엄마가 뿔났습니다. 남편이고 아이들이고 어느 누구도 집안 일을 돕지 않습니다. 돕기는커녕 엄마를 노예처럼 부려먹습니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고 청소해줘도 고마운 줄 모르는 남편과 아이들이 너무 야속해서 엄마는 뿔이 났고 그래서 집을 나갔습니다.

 

 이제 집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선 밥은 누가 할까요? 먹고 나면 설거지는 또 누가 할까요? 식탁은 누가 치울 것이며 음식물이 묻은 옷을 누가 빨래를 할까요…… 집안은 점점 돼지 우리가 되어가고 가족들은 점점 돼지 같은 몰골로 변해갈 겁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은 돼지 같은 남편과 돼지 같은 아이들에 관한 책

 

남편 피곳 씨와 두 아들인 사이먼과 패트릭은 아주 중요한 직장과 아주 중요한 학교를 다니느라 집에 돌아오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10년은 참고 견디던 피곳 부인은 어느 날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집을 나갔습니다.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너희들은 돼지야.’


그리고 그 편지를 받아 든 순간 피곳 씨와 아이들은 돼지로 변했습니다.


4일째 밤이 되자 이제 집에는 먹을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피곳 씨는 음식 찌꺼기라도 찾으려고 집안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피곳 부인이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피곳 씨와 아이들은 피곳 부인 앞에 무릎을 꿇고 돌아와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래서 피곳 부인은 집에 머물기로 했습니다. 피곳 씨와 아이들은 다시 사람이 되었습니다.

 

피곳 씨가 설거지를 하고 다림질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침대를 정리했습니다. 또한 피곳 씨와 아이들은 엄마가 요리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요리는 정말 재미있었으며 엄마도 행복했습니다.

 

나는 돼지인가 사람인가?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을 본 독자라면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는 질문입니다. 불행하게도 저는 돼지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우선 외모는 완전 돼지입니다. 신체검사를 하면 그때마다 결과 보고서에 고도비만이라고 인쇄되어 나옵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부끄럽지만 음식을 볼 때마다 제 모습을 잊어버립니다.

 

집안 일에 관해서도 저는 돼지입니다. 청소도 빨래도 하지 않습니다. 요리는 열 번에 한 번쯤 제가 합니다. 다만 설거지는 좀 합니다. 열 번에 아홉 번쯤 제가 합니다. 심부름도 잘 합니다. 그리고 운전기사 노릇은 아주 열심히 합니다.

 

제가 돼지임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집을 나가지 않는 건 제가 비록 청소나 빨래는 하지 않지만 아내가 해주는 요리, 빨래, 청소가 사랑임을 알고 감사하며 조금이나마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인정받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득 아내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설마 제 아내가 내일 가출하려는 건 아니겠죠?

 

행복해 보이는, 첫 장면의 비밀

 

이 책의 첫 장면은 정말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피곳 씨와 두 아들이 잘 차려 입고 멋진 집 앞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 이렇게 써있습니다. 그들은 멋진 집에 살고 멋진 정원이 있으며 멋진 차고 안에는 멋진 차도 있으며 집안에는 피곳 씨의 아내가 있다고 말이죠.


첫 장면의 그림과 서술은 피곳 씨와 아이들이 아내이자 엄마인 피곳 부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짐작하게 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멋진 삶을 누가 가능하게 만드는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피곳 씨와 아이들은 심지어 피곳 부인을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고 집안의 소유물로 여기며 잘난 체하고 있는 돼지들로 보입니다.

 

마지막 장면의 반전

 

성격이 급한 독자들은 이 책의 마지막 장면을 놓치기 쉽습니다. 보통 전통적인 이야기는 주인공들이 행복했다는 것으로 끝이 나니까요. ‘엄마도 행복했습니다.’를 읽는 순간 성급한 독자들은 책장을 덮어버릴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말이죠.

책장을 한 장 더 넘기면 엄마가 차를 수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엄마는 차를 수리했습니다.’가 이 책의 진정한 엔딩입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집안 일을 돕기 시작하자 엄마의 활동영역이 더 넓어졌습니다. 엄마는 이제 자동차 수리까지 생각할 만큼 여유가 생긴 겁니다.

설마 이 마지막 장면을 남녀의 역할 교환이나 역전으로 이해하는 분들은 없기를 바랍니다. 가정 생활이 무슨 상거래나 물물교환은 아니니까요.

 

너무나 코믹하지만 너무나 슬픈 표지

 

세상은 참 많이 변했습니다. 저는 인류의 역사가 발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왕국에서 민주국가로 변했고 가부장제에서 민주가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빠들이 달라졌고 엄마들도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이상적인 변화는 지속적인 배움과 노력이 필요한가 봅니다. 오늘날에도 <돼지책>이라는 그림책 표지에 엄마가 아빠와 아이들을 모두 등에 업고 있는 그림이 실려있으니까요. 표지에 나온 피곳 부인이 마치 제 엄마 같고 할머니 같아서 왠지 마음이 아파옵니다

 

다소 시니컬하지만 통쾌한 그림책 <돼지책>을 보고 나니 참으로 당연한 말이 생각납니다.
‘서로 사랑하라! 그러면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file. 돼지책.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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